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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Mariana Mazzucato의 주장은 보다 다층적이다

최근 BRIC에 믿고보는, 하지만 때때로는 급하게 작성한 것이 티가 나서 안타깝기도 한 과학협주곡에 아래와 같이 '미국 정부는 스타트업에 세금을 지원하지 않는다?'라는 글을 읽었다. (링크: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98103)

글의 요지에 해당하는 문단 몇 개를 인용하겠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가 바로 미국 정부는 스타트업에 재정적인 지원을 하지 않으며, 미국 스타트업들은 민간 자본의 투자를 받아 시장에서 경쟁하며 스스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Sussex 대학의 Mariana Mazzucato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the Entrepreneurial State-Debunking Public vs. Private Sector Myth” 에서 미국 산업과 경제의 부흥을 일군 것은 기업가들과 투자자이고, 미국 정부는 시장에 문제가 생길 때에만 최소한으로 개입했다는 믿음은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인터넷, GPS 같은 기술은 미국 국방부의 연구 결과에서 파생되어 일반적으로 사용하게 된 케이스다. ...(후략)...

그렇다면,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이 스타트업에 세금을 지원하여 얻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신사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나,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혁신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들은 민간투자를 처음부터 받기 어려운데, 미국 정부의 SBIR로 시드 머니를 지원 받아 기술 상용화에 도전한다. 그렇게 시작한 스타트업 중 일부는 민간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하거나 매출을 내면서 탄탄한 중소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고 이는 미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후략)...

미국 정부는 스타트업에 세금을 들여 지원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잘못된 말이다. 그와는 정반대로 세금을 들여 지원하여 뿌린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두어들이고 있다. 그럼, R&D 예산으로 GDP의 3.5% 를 사용하는 한국 정부도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지원을 많이 하는데 왜 성과는 안 나오는가 하는 질문을 할 수 있겠다. 미국에선 SBIR 정책을 수립하는 데만 10여년이 걸렸고, 그 후로 40여년간 중단없이 꾸준하게 정책이 지속되어 왔음을 생각해 본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다."

글 전체에 대해서 뭐라 할말은 딱히 없다만, 글이 Mariana Mazzucato의 저서를 인용했는데 최근 그의 Freakonomics podcast 인터뷰를 통해 접한 그가 최근 저서인 <The Value of Everything>에 담은 주장은 그보다 다층적이다. 그는 단순히 미국 정부가 스타트업에 세금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믿음은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밝힐 뿐만 아니라 정부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대기업으로 성장했을 때, 해당 기업은 투자한 만큼의 공적 가치(public value)를 창출했는지, 아니면 정부 지원은 그저 해당 기업 규모를 키우고 사적 이익을 보다 더 잘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와 결국 납세자-시민으로 하여금 혁신의 대가를 두 번 치르도록 하고 있는지 묻기도 한다.

크고 논쟁적인 이슈인데 글이 Mazzucato의 주장 중 일부만을 인용하는 것 같아 덧붙여봄... 

덧, Mazzucato 교수는 작년부로 Sussex에서 UCL로 적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