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책'의 범위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구분짓는 노력만큼이나 바보같은 짓도 없을 것 같다. 나는 학부 입학 후부터 꾸준히 과학기술정책에 관심을 가져왔지만, 뭘 알고 그랬다기 보다 그냥 '과학기술정책'이라고 불릴 만한 것들이면 좋아라하고 관심에 두었다. 내 정체성의 일부로 여겼달까.

그렇게 학부 부전공을 하면서 접한 과학기술정책은 결국 같은 대학에 있던 과학기술정책대학원에서 연 수업들이었으니, 대학원에서 의도한 바대로(?) '과학기술정책'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을 공부해야한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또한 나는 여전히 학문분야로서의 과학기술정책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름 과학기술정책으로 유명한 해외 대학원 프로그램을 살펴보더라도 대학마다 강세를 띠는 분야가 있을 뿐 다들 여러 학문분야의 집합이다 (아래 0번 항목 참고). 그러니 다른 학문분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과학기술정책 관련 대학원은 특히 랭킹을 염두에 두고 대학원을 선택해서는 안된다.

그러니 아래 내가 대충 작성한 '과학기술정책'을 공부할 수 있는 국내 대학원 리스트는 참고만 하시라.

0. 해외 유명 대학

전통적으로 영국의 두 개 대학(Sussex SPRU, Manchester MIOIR)에 더해 매우 주관적인 평일 수도 있겠으나 미국의 Georgia Tech SPP가 잘 알려져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규모가 엄청 크다는 것이다. 다른 학문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과학기술정책과 같은 넓은 범위의 응용학문에서 대학원 규모가 가져다주는 장점은 굉장히 크다. 큰 제한없이 자유롭게 필요한 공부를 하거나 연구주제나 방법 등을 정할 수 있다는 점과, 대학원 자체가 하나의 허브가 되어 여러 학문적, 직업적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 SPRU(Science Policy Research Unit), University of Sussex 

http://www.sussex.ac.uk/spru/

일단 오래되기도 했고(2016년에 50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었다), 그만큼 alumni 풀도 넓다. 우리나라에도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요즘 Energy & Sustainability policy에 역점을 두는 것 같다. 세칭 Innovation studies라고 불리는 분야(역시 과학기술정책만큼이나 범위가 불분명하긴 하지만 대충 암묵적으로 정해진..?) 최고 저널인 Research Policy의 뿌리이기도 하다.

- MIOIR(Manchester Institute of Innovation Research), University of Manchester

http://www.research.mbs.ac.uk/innovation

SPRU와 마찬가지로 50년 정도 역사를 자랑하는데, 이전에 있었던 PREST와 CRIC가 합쳐지면서 2007년에 새롭게 이름이 붙여진 것이라 한다. SPRU와 마찬가지로 alumni 풀이 넓고 우리나라에도 꽤 있는 것으로 안다. 애초에 맨체스터 대학이 비즈니스 스쿨로 유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때문인지 느낌상 SPRU에 비해 좀더 management-ish하다. 

(실제로는 4개 분야로 research theme을 나눠서 설명하고 있다 - 1) INNOVATION MANAGEMENT & COMPETITIVENESS, 2) EMERGING TECHNOLOGIES DYNAMICS & GOVERNANCE, 3) SCIENCE, TECHNOLOGY & INNOVATION, POLICY & ORGANISATIONS (STIP), 4) SYSTEM TRANSITIONS AND SOCIETAL CHALLENGES)

- School of Public Policy, Georgia Tech 

https://spp.gatech.edu/

검색하다보니 이런 quora 질문-답변이 눈에 띄는데(https://www.quora.com/What-are-the-best-and-most-well-regarded-graduate-level-programs-for-science-technology-policy), 사실 이런 거는 정말 미국에 있는 사람들 말고는 알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답변하는 사람 말마따나 미국에는 워낙 학교가 많다보니 과학기술정책을 한다 하더라도 대학별로 강세를 보이는 특화 분야를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만 몇 없는 과학기술정책 분야 국제학회가 2년마다 한 대학에 의해 그 대학이 있는 곳에서만 나름 성공적으로 열리고 있다면? 그 대학을 대표 주자라고 불러도 큰 오류가 없을 것이다. 그곳이 바로 Georgia Tech이며, 학회 이름은 지명을 앞세운 Atlanta Conference다. (http://www.atlconf.org/)

앞서 쓴 두 영국대학과는 다르게 이름에 대놓고 과학기술정책이라고 하지는 않는데, 공대라 그런지 내가 알고 있는 한 faculty 대다수 연구주제가 과학기술정책이라고 부를 수 있다. 조지아텍 역시 Scheller College of Business가 유명한데, 맨체스터와 달리 SPP가 Business 대학 소속이 아니라서 필요할 때 협력이 이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학생 입장에서도 이건 장점이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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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국내 대학의 경우 크게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분류가 어떤 우위를 암시한다거나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니 연연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말그대로 해당 대학이 '과학기술정책'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지, 아니면 세부전공으로 과학기술정책이 가능하도록 되어있는지만 나누었다. 어쩌다보니 후자에 협동과정으로 개설된 대학원 과정이 많이 포함되어 있긴 한데, 이건 사실 당연한 현상 아닌가 싶다. 다른 전통 학문을 하더라도 과학기술정책 전공 못하리라는 법은 없으니깐...(오히려 그게 나을지도...)

1. '과학기술정책' 명시 국내 대학 


-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일명 'STP') 

https://stp.kaist.ac.kr/

- UST 과학기술경영정책 전공

https://www.ust.ac.kr/policy.do

-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http://hystp.hanyang.ac.kr/


2. 세부전공으로 '과학기술정책' 가능 국내 대학

-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과학사 및 과학철학 전공(일명 '과사철')

http://phps.snu.ac.kr/ver3/

- 전북대학교 과학학과

https://ss.jbnu.ac.kr/

-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일명 'TEMEP')

http://temep.snu.ac.kr/

- 고려대학교 과학기술학협동과정

https://sts.korea.ac.kr/ (과거 홈페이지: https://sites.google.com/site/stskoreauniv/)

- 부산대학교 과학기술학 협동과정

http://cafe.daum.net/pnusts

- 부경대학교 과학기술정책 협동과정

http://stp.pknu.ac.kr/ko/

- 충남대학교 국가정책대학원 과학기술정책전공

https://gnppcnu.org/new/sub02/sub02_0203n.php


3. 그 외

-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http://itpolicy.seoultech.ac.kr/

작년말에 교육부 과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쓴 일종의 '출사표'. 실제로 글을 쓰면서 머릿속으로 저 세 글자를 계속 되뇌었더랬다. 내게 연구과제란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한 수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기 때문에 딱히 크게 말하고 다닐 일이 없어 왠만하면 연구과제와 관련된 글을 SNS에 작성하지 않았는데 이 과제만큼은 예외였다. 내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쏟아부어야겠다는 생각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작성했다. 이 이후로도 과제 일환으로 개최한 간담회와 공청회도 열심히 SNS를 통해 홍보했다.

이 글에서도 드러나지만, 교육부 과제를 두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과 그에 따른 접근 방식은 바로 '다양성''사례 분석'이었다. 다름 아닌 '교육부' 용역으로 국내 전체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대학원생 권리강화 방안' 정책연구를 하는 만큼, 나를 둘러싼 'outlier'에 해당하는 환경 - KAIST라는 대학 아닌 과학기술원에서 인문학 및 사회과학을 하는 과학기술정책대학원(STP) -에서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일전에 '지방시'를 통해 접했던 정통 인문학을 하는 곳은 어떨까. 내가 정말 아무런 연결고리도 없는 예체능계 대학원생의 삶은 어떨까. 과기원이 아닌, 특히 지방에서 이공계를 전공하는 대학원생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대학을 연구하면서 내 환경과 그에 따른 경험이 'outlier'에 해당하며 그에 따른 내 고민 역시 대학 전체를 포괄하지 못한다는 점을 깨달은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다양성에 집착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출사표를 통해 원했던 것에 비해 결과가 그렇게 좋지만은 못했다. 공유는 무려 74회나 되었지만, 따로 연락주신 분들은 이미 내가 연락을 드리려고 했던 분들 외로 없었다. 개인적으로 지방 간담회에도 많은 기대를 걸었으나 참석자 수가 너무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게 생각하자면 내가 이렇게 적극적으로 뛰어다녔기에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이우창 선생님이나 유현미 선생님, 대학원생노조의 구슬아, 강태경, 신정욱 선생님 등 내가 '선생님'이라고 주저없이 부를만한 분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대화를 통해 나 역시 더 깊게 고민할 수 있었고, 단순히 보고서 작성 뿐만 아니라 보다 직접 정책을 개선하는 실천에 관여할 수 있었다. 한국대학신문이나 교수신문에 칼럼을 썼고, 이런 저런 포럼에 토론자로 참석했으며, 지금 당장은 조금 뜸해졌지만 대학원생노조 정책위원회에 외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물론 남은 일은 너무나도 많지만, 일단 과학뒤켠에 아주 짧게 소개한 이 '대학원생 권리' 이슈에 대한 학술적인 분석을 - 내가 거창하게 '이론화'라고 부르는 - 한편의 논문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번에도 예전에 SNS에 남긴 글을 블로그에 가져오면서 글을 길게 덧붙이고 말았는데, 꼭 필요했던 정리였다. 대학원을 도망치듯 나오고 별다른 시간 없이 바로 회사생활을 시작하는 바람에 이런 것도 정리하지 못했다.

p.s. 아래 글을 쓸 때만 해도 "다행히도 본 과제는 예산 소모용 연말 과제가 아니었습니다. 교육부가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것과, 또한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라고 쓸만큼 교육부에 큰 믿음이 있었는데, 지금은...(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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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지도교수님의 말을 빌리자면, 제게는 이 연구과제야말로 ‘영혼이 있는 과제’입니다.
올해 여름방학 때만 해도 이번 학기는 졸업논문에 집중해서 쓰기도 벅찬 마지막 학기이니 연구과제를 하나도 맡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름방학이 끝날 때쯤, 저는 교수님 부탁에 못 이겨 두 개 연구과제 조교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망했구나’ 싶었는데, 거기에 더해 교수님은 가을학기가 시작하기 무섭게 이 <대학원생 권리강화 방안 연구> 제안서를 쓰게 되었다며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저를 빤히 쳐다보셨습니다. 과제 조교 일을 맡아달라는 뜻입니다. 존경하는 분이지만 너무 원망스러웠습니다.

저나 교수님이나 제안서가 떨어지기를 바랐는데 붙고 말았습니다. 제게 정말 선택의 여지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봐도 우리 학과에서 저 말고 이 연구과제를 맡을 사람이 없는 것 같아 큰 마음을 먹고 하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저보다 뛰어난 분들이지만 모두 4차 산업혁명 과제들에 휩쓸려 힘들어 하고 있기에..) 이왕 하는 것, 졸업논문은 될 대로 되라, 이 과제만큼은 제대로 해보자고 다짐했습니다. 당시 학과 콜로퀴움에서 김승섭 교수님 강연을 들은 것도 결정하는데 한 몫 했던 것 같습니다.

아예 연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고, 저는 대학과 학계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사실상 대학을 굴러가게 만드는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원생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에 대해 항상 큰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대학원이 기관 내 유별난 조직이라, 다른 일반적인 대학원의 상황은 어떤지 더 잘 이해하고 싶어 올해 초부터는 대학원 총학생회 일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게 지난 몇 년간 이슈화가 된 대학원생 인권 문제는 한편으로는 꼭 해결하고 싶은 문제이면서도 중요한 연구질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 과제를 맡게 된 것도 운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두 번에 걸쳐 교육부 담당부서와 미팅을 가진 후에는 조금 더 용기를 얻었습니다. 다행히도 본 과제는 예산 소모용 연말 과제가 아니었습니다. 교육부가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것과, 또한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니었다면 그나마 있던 열정도 사라졌을텐데, 덕분에 동기유발이 크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하면서 저는 다시 막막함을 느낍니다.

감을 잡기 위해 주변 대학원생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보다 적극적으로 대학원생의 인권과 권리가 침해당한 사례를 찾으면서 깨달은 것은 너무나도 많은 대학원생들이 일상적으로 인권과 권리를 침해 당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굳이 기사화 된 이야기들을 옮겨 적지는 않겠습니다. 한 친구는 연구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하고도 결과물로 나온 특허 지분의 대부분을 교수들한테 내줘야 했습니다. 그 친구는 이것도 양호한 편이라며 오히려 자신의 후배 몫을 챙겨주지 못해 아쉽다고 했습니다. 다른 한 친구는 교수의 이해하지 못할 발언과 행동에 스트레스 속에 살고 있지만 욕설과 폭행으로 볼 수 있는지 헷갈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기사화되는 범죄행위만이 대학원생 권리 침해 사례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침해가 일상화 된 현실 속에서 대학원생의 인권과 권리를 침해하는 사람들 - 당연히도 주로 교수들 – 과 당하는 대학원생들 모두 인권 및 권리 침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명백히 인권을 침해당한 대학원생들 역시 내부고발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동료 교수들이 나서서 선처해달라고 탄원서를 작성하는[각주:1] 상황에서 해당 분야를 아예 뜰 각오를 해야하고, 각오를 하더라도 해당 교수 아래에 남아있는 동료 대학원생들이 걱정되어 차마 신고하지 못한 채 눈 감고 빨리 모두가 무사히 졸업하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성범죄 교수 10명 중 7명이 그대로 교수직을 유지하는 것을 보고도[각주:2] 누가 모든 것을 걸고 교수를 신고하고자 하겠습니까?

여기가 바로 “내 주변에는 그런 사람 없던데”, “엄한 사람 잡지 말고 데이터를 가져와라” 등의 발언과 주장이 무색해지는 지점입니다. 현 상황에서 그런 발언과 주장은 무의미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런 교수들이 얼마나 많은지, 어떻게 처벌해서 정의를 구현할지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보다 <대학원생 권리강화 방안연구>라는 이름 아래 제가 해야할 일, 그리고 제 관심사는 인권과 권리를 침해당하는 대학원생들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도대체 왜 피해자인 그들이 참아야 하고, 견뎌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관두고 떠나야 하는 것입니까?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대학원생들의 목소리가 세상에 나오기가 힘들다 보니 <대학원생 권리강화 방안연구>를 하는 저 역시 이를 듣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어쩌다 보니 길어졌지만, 사실 이 때문에 SNS의 힘을 빌려 도움을 청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교(카이스트)의 경우 제가 이런저런 커넥션이 있습니다만, 다른 대학의 사정, 특히 이공계가 아닌 인문사회계 대학원생들이 처한 상황과 그 분들이 주로 어떻게 인권과 권리를 침해당하는지 파악하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여러 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전국의 대학원 총학생회와 인권센터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힘써온 점과, 개인적으로 상황을 바꾸기 위해 알게 모르게 노력해 오신 많은 선배님들이 계시다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최대한 많은 곳을 방문하고, 많은 분을 만나 뵈어 인권 및 권리 침해 사례들과 관련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이를 분류하고 정리해서 대학원생의 인권 및 권리의 현 상황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대단한 정책을 제시할 자신은 없습니다. 주위에도 자주 말하고 다니지만 이게 제도 문제인지도 저는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 보고서에 이 사안에 대한 state-of-the-art를 담고 싶습니다. 그것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대학원생 권리강화 방안의 첫 단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당장 졸업이 급합니다. 학위논문 마감이 한달 남았습니다. 때문에 논문을 제출해야하는 11월 말까지 당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대신 이렇게 미리 글을 올려 전국에 있는 대학원 총학생회, 인권센터, 연구자 네트워크 등에 협조를 구하고자 합니다. 물론 최대한 제가 먼저 연락을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대학-대학원 생활 7년 내내 대전에만 있었기 때문에 소중한 인연을 놓치지는 않을까 두렵습니다. 혹시 유관기관 및 조직에 계시는 분들, 사안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와 나눌 생각이 있으신 분들이 계시면 댓글 혹은 제 메일(realjoonha@gmail.com)로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을 마무리 하던 도중 청와대 국민청원에 같은 주제로 글이 올라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3424) 보통 이러면 교육부에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변이 나가고 교육부는 저희 연구팀을 쫄 것 같아 걱정이 되지만 상관 없습니다. 읽으신 김에 청원 참여도 해주시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7.11.3.

전준하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대학원생) 드림




  1. 서울신문. “서울대 교수들 낯뜨거운 탄원서...”제자 인건비 횡령, 선처를”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817048&code=11131100&cp=nv) [본문으로]
  2. (2) 서울신문. “4년간 국립대 성범죄 교수 서울대 최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81&aid=0002861573&sid1=001 [본문으로]
  3. (1) 서울신문. “서울대 교수들 낯뜨거운 탄원서...”제자 인건비 횡령, 선처를”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5&aid=0001027264&sid1=001&lfrom=facebook [본문으로]

워싱턴 DC에서 싱크탱크 인턴으로 일하며 경험한 것 중 가장 인상깊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DC의 싱크탱크 생태계다. 비슷한 표현을 내 자기소개서나 대학원 sop 등 여러 군데에서 써먹기도 했는데, 적어도 수십개의 싱크탱크가 정책연구보고서를 내놓고 토론회를 열고 로비 활동을 하면서 일종의 정책 시장을 형성하는 모습을 나는 굉장히 부러워했다. 민간 싱크탱크가 전무한 우리나라에서 정부 부처나 출연연이 직접 혹은 용역을 통해 정책연구를 수행하는 모습에 비하면 미국에는 말그대로 선진형 정책연구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DC에서 내가 본 것을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항상 내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때마침 대학원 내에서 <과학뒤켠>이라는 학생잡지 발간 모임이 구성되어 작게나마 이를 통해 뭔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계획은 이랬다. <과학뒤켠(Behind Sciences)>이라는 학생잡지에 'Policy Section(정책섹션)'을 고정 섹션으로 두고 거기에 Short Policy Review라는 항목을 만들어 매 회 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같은 출연연이나 정부 부처 산하기관에서 발간하는 과학기술정책 연구보고서를 리뷰하는 것이다. 

그렇게 과학뒤켠 정책 섹션장을 맡게 되었고, 2호까지 발간 작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아래 내가 작성했던 섹션 소개글을 옮겨놓는다. 

"과학기술은 일부의 것만이 아니다. 

[정책] 섹션에서는 흔하고도 뻔한 ‘과학기술이 우리의 삶과 밀접하 게 연관되어 있다’는 명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고자 한다. 바로 ‘과학기술의 공공성’이다. 과학기술이 정책의 목적이 되기도 하고, 동시 에 정책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 ‘과학기술의 공공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과학기술정책에 대해 중요하게 논하는 가장 큰 이유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물론 과학기술 분야만의 일은 아니겠지만,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논의를 하는 자리가 곧 관료나 정치인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관료나 정치인이 아니라 과학자나 다른 정책 전문가에게 일을 맡기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까? 모두가 불만족스러워하는 과학기술정책,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며칠 사이에도 수많이 열리는 정책토론회, 쏟아져나오는 정책 보고서 및 연구결과… 결코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나 필요한 ‘자료’가 부족하지는 않다. 다만 그 자리들과 자료들이 충분히 피드백을 받아 선순환적 정책 발전 에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깊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뒤켠으로 사라져버리거나, 주목을 받았지만 특정한 관점에서만 논의된 여러 과학기술정책담론들을 조명하는 것, 과학뒤켠의 정책 섹션이 수행하고자 하는 역할이다."

KAIST STP(과학기술정책대학원)에 지원할 떄도 썼듯이, KAIST에 진학할 때부터 이공계 위기라거나 연구개발정책 등 이공계와 관련한 사회적 이슈에 나름 관심을 갖고 해결에 힘쓰는 과학자(or 공학자)가 되고 싶었다. 과학기술정책학 부전공을 선택한 건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니깐, 나는 처음부터 이렇게 될 생각이 없었단 말이다!!!

그랬던 내가 방향을 틀어 과학기술정책을 본격적으로, 공식적으로(?)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한 건....음 그 때부터 계속 할까 말까 할까 말까했던 것 같긴하다. 정확히 언제 어떻게 확정을 지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이게 내가 처음 과학자(공학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정(?)을 할 때도 그랬듯이 조그마한 관성으로부터 시작해서 멈추기 힘든 지점에 다다르면 내 자신이 "내 갈 길은 이거구나"라고 수긍하는 그런 프로세스를 따르는 것 같다. 

그놈의 관성!!

어쨌든! 그렇게 과학기술정책을 공부해야겠다고 결심(!)을 했는데, 이상하게도 워싱턴에 갈때까지 당장 학부 졸업 후 어떻게 할지 생각을 안했다. 한편으로 그냥 KAIST STP 진학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진짜 생각을 안했다. KAIST STP의 단점 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광화문에 있었을 때는 정신이 없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그래서 워싱턴에 가서 잠깐 내 미래를 생각했을 떄 정말 깜짝 놀랐다. 당장 서원 졸업하면 한 학기가 남고, 바로 대학원에 진학하려면 귀국하자마자 원서 쓰고 영어 점수 만들고 해야하는 게 아닌가! 내가 왜 이때까지 그 생각을 못했을까 하고 나 자신을 많이 원망하면서 고민을 되게 많이 했다. 근데 그 고민은 사실 나와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즉, "과학기술정책을 공부하려면 어느 대학원을 가야하나?"

1. 서울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2000년대 초부터 한국과학기술학회 창립, STS 서적 및 논문 발표 등 과학기술정책의 상위 학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STS의 중심인(혹은 이었던) 서울대 과사철이 있다. 21세기 들어 우리나라에 STS를 들여오고 꼭 과학교육에서의 STS가 아니라 그 학문으로서, 교양과 상식으로써 STS가 자리잡도록 한 데에는 과사철이 큰 공헌을 했음에 틀림없다. 대표적으로 홍성욱 교수님이 있고, 과사철 졸업 후 STEPI와 KISTEP에 간 분들도 꽤 있고, 또 STS 대중서적 및 교과서를 집필한 사람들 중 과사철 졸업생이 굉장히 많다.

이것 자체가 하나의 큰 장점인게, 그만큼 동문이 많이 사회에 자리를 잡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또 나름 역사가 깊기 때문에 커리큘럼도 안정되어 있을 것이고, 인지도도 높을 것이다. (이런 평가는 사실 내 주관적인 평가라 확신하지는 못하겠다. 내가 다녀본 것도 아니고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도 없어서...)

반면 여전히 협동과정에 머무르고 있다는 것과 다른 학교에서 비슷한 과정이 신설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는 지적 역시 유효하다. 홍성욱 교수님도 따로 과사철 소속이 아니라 정식으로는 생명과학부 교수라는 사실도 그것 때문이다. 협동과정이 확실히 따로 전임교수들로 구성된 대학원보다 부족한 점이 있다고 들었다. 내가 직접 체험해보진 않았지만 글쎄, 정부 구성에 있어 특정 부서가 '부'로 격상되거나 '처'로 격하되었을 때 이해관계자들이 큰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과 같은 원리지 않을까.

또한 과사철을 졸업하신 분들이 공부를 했을 때는 우리나라에 관련 학과가 별로 없기도 해서 과사철로 모여든 효과가 있었겠지만 뒤에서 더 설명할 여러 대학원 과정들이 나름 겹치거나 특화된 분야를 다루면서 과사철이 예전만큼은 못하다라고 하기도 한다.

2. 서울대학교 TEMEP(기술경영경제정책과정)

이 과정을 소개받은 건 워싱턴에서 STGlobal이라는 STS 분야 석박사 학생 컨퍼런스에서 만난 KAIST STP 선배를 통해서였다. 그 전에는 듣도보도 못했는데, 막상 그 선배를 통해서 듣고 조금 찾아보니 많이 끌렸더랬지...

과학기술정책을 한다고 했을 때 그것이 항상 어느 정도 "기술경영(MOT)"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더더욱 말이다. Management=경영이라고 봤을 때, 국가'경영'이라는 말을 써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고, 실제로 쓰기도 하는 것처럼, 정책과 경영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무언가가 있다. 나는 그 다른 무언가를 "공공성"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고 본다. 주로 정책은 Private sector보다 Public-Government Sector에 쓰고, 반대로 경영은 Private Sector(대표적으로 기업)에 쓰기 마련이다. 물론 바꿔서 써도 아주 이상하지는 않지만(국가경영, 기업의 정책-기업정책이라고 하면 국가의 기업에 대한 정책으로 읽히긴 한다.) 말이다. 

어쨌든, 내가 TEMEP에 끌렸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국가의 (특히 우리나라의) "기술혁신정책"은 기업의 "기술혁신경영"과 크게 다르지 않다!(내 사견으로는.....)

보통 정책과 경영의 차이를 공공성이 있느냐 없느냐 혹은 이익 중시 위주 여부로 나눈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술혁신정책 및 경영에 있어서는 둘이 큰 차이가 없다. 국가나 기업이나 기술을 통해 "이익을 뽑아내려는 건"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특정 기술분야, 예를 들어 IoT라던가 무인자동차라던가에 국가가 얼마를 투자하겠다라는 정책을 세우는 건 삼성이나 현대차가 R&D에 투자를 늘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왜 내가 계속 '특히 우리나라는'이라고 붙이냐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정책이라는게 역사적으로 이런 종류의 기술혁신정책이 주를 이루고, 더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기 때문에 TEMEP 졸업 후에 과학기술정책을 다루는 연구원 등에 들어간 사람들도 꽤 있다고 한다. 흔히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을 경제발전의 도구로 생각한다"라고 하는 비판이 유효하지만서도 우리나라가 역사적으로 그런 방식의 정책을 통해 나름 성공했기 때문에 쉽게 그 관성을 버리지 못한다. 

물론 나는 그런 거-과학기술을 경제발전의 도구로 삼는 것-에 대해 반감이 있으면서도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정책을 연구할 것이라면, 또 해당 분야에서 일자리를 잡으려면 TEMEP이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하는 현실적인 생각이 있었다. 과사철 만큼이나 역사가 있고, 따라서 인지도가 높고 동문이 많고 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학위가 행정학, 경제학, 공학 이렇게 세 개 중 하나를 골라서 받을 수 있다는 장점 역시 있다. (물론 나는 군 문제로 공학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그 뜻은 나름 세 가지 분야의 커리큘럼이 짜여있다는 것이다. 과사철에서 경제학이나 행정학을 배울 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꽤나 큰 장점이다.

그러나, 우리학교에서 TEMEP으로 진학한 여러 선배들의 말을 종합해봤을 때 TEMEP에 계시는 여러 교수님들이 국가과학기술정책을 연구분야로 삼는 경우가 매우 적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대학원에 진학할 때 한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지도교수와 그 지도교수의 연구분야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내가 원하는 강의는 잘 골라들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았다.

다녀보지도 않고 말을 주절주절 늘어놓는 것보다 TEMEP을 다니고 있으신, 혹은 다닌 적이 있으신 선배의 이메일을 인용하는게 빠르겠다.  

"기대하시는 정책설계, 정책입안, 정책연구가 어떤 느낌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잘 모르고 오면 실망할 가능성이 클 것 같습니다. 언급한 부분들은 실무적인 느낌이 강하게 나는것 같은데 실제 이곳의 연구는 실무적인 느낌이 크지 않습니다.


대학원간 정확한 비교를 위해서는 논문을 읽어보라고 밖에 말을 할 수가 없을것 같습니다. 각 대학원에서 퍼블리시 된 논문들 (교수 이름으로 검색) 해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연구실의 경우, 수요예측연구를 하는데, Bass 1969 논문을 바탕으로 한 기술확산 연구 흐름과 교통분야에서 처음 시작했던 이산선택모형 (discrete choice modelling) 을 통한 수요 예측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수요예측연구는 정책입안시, 혹은 기업의 신제품 출시 시에 정책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할지에 대한 연구를 합니다만 국내에서 적극적인 실무 적용까지는 아직 흔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학교 내의 또 다른 분야의 경우 정보통신 정책 또는 기술사업화 대한 일반연구 (설문을 통한 SEM 이나 econometrics 의 regression) 를 하는 연구실, 과 클라우드 컴퓨팅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실, 조직관리를 연구하는 연구실, 거시경제 동역학 모델링 연구실 등이 있습니다.

이미 얘기했지만 우리 대학원 내에서도 교수간 연구분야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어떤 연구에 관심이 있는지 파악하려면 각 연구실에서 퍼블리시 한 논문 들 중 괜찮은 저널에 실린 최근논문을 두편정도 읽어보는 것이 가장 그 연구실의 핵심연구 방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학부생 수준에서는 논문을 어차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지 않기 때문에 최소 인트로나 컨클루전을 읽어보고 내용을 파악해보길 바랍니다.  본인이 향후 박사 이상의 커리어를 선택하려면 해당 분야에서 최소 5년 이상 수학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논문을 읽어보고 진로를 선택하길 바랍니다. 또한 이곳은 면접 때 교수들께서 이 분야가 어떤연구를 하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선발에서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관심분야 교수들의 논문을 미리 읽어두는 것이 자소서 작성과 면접준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미 말했듯이 STP 에서 어떤 연구를 하는지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비교를 배제한 이쪽대학원의 장점을 얘기하자면 종합대학의 대학원이고 융합과정이기 때문에 수업의 폭이 인문학부터 공학 통계까지 넓데는 점이 최대의 장점인것 같습니다. 단점이라면 융합학제이기 때문에 연구방향의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향후 진로는 장점이자 단점인데, 새로 생긴지 얼마 안 된 분야이기 때문에 교수자리가 생기고 있다는 점, 많이 생기지 않아 이미 포화상태가 되었다는점이 있겠네요. 어쨋든 전통학제보다는 기회가 눈꼽만큼 더 있다는 점은 명확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미 STEPI 나 KISTEP 으로 진학한 선배들이 너무 많아서 현재는 그쪽에서 우리 대학원 박사를 잘 안뽑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1. 서울대 TEMEP와 카이스트 STP는 성격이 매우 다릅니다.

이미 알고 계시는 것 처럼 카이스트 STP academia 양성 쪽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고, 서울대 TEMEP는 산업체, 국방, 국가연구소에서 일을 할 때 학위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학위를 주고, 관련업종으로의 취업을 연결시켜주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2.TEMEP에서는 KISTEP이나 STEPI등으로 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알룸나이들이 이미 진출해 있고, 급하게 연구 인력이 필요할 때 알룸나이 연락망을 통해 연락이 오며, 사실 연구소에서는 공개채용보다 지인추천 채용을 선호하기 때문에(공개채용 공고를 올려놓고,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 추천인을 받아 추천인 중에 선발하고, 공개채용으로 들어온 원서는 reject) 훨씬 더 기회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3.KAIST TEMEP은 문화적 차이가 많습니다.

학문을 공부하는 분위기라기 보다는 networking을 형성하는데 더 목적을 가지고 계신다면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공부와 연구는 교수님 및 선배들에게 도움을 받을 생각보다는 스스로 할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교과목 운영도 카이스트 STP에서 수업을 들으셨다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커리큘럼의 구성이 체계적이지 않고, 과목과 과목사이의 연관이 크지 않으며, 제 경험으로는 실무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STEPI에서 위촉연구원으로 근무했습니다)

 

 

4. TEMEP에서는 국가연구소와 함께하는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학과 내의 커리큘럼이나 수업, 연구활동이랑은 "상관없이" "별개로", 가끔 여러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연구소에서 파트타임 등으로 연구에 참여할 학생들을 모집합니다.

전준하학생 같은 경우에는 이쪽 프로젝트에 참여하여서 연구 경험을 쌓는다면 바라는 공부가 되겠네요.

이것은 학교 내 커리큘럼과는 상관 없이 networking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5. KAIST로 돌아온 이유

TEMEP에서는 학과내에서 추진하고 있는 연구분야 외의 분야에 대해 연구해나가기 힘듭니다. 알룸나이 네트워킹이 TEMEP의 최대 장점인데, 이 최대장점을 살릴 수 없는 분야의 연구를 원하면, 커리큘럼도 교수진도 학과제도도 여러가지로 학생이 힘들 수 있는 구조입니다. 제가 연구하고 싶은 분야를 TEMEP에서 연구하기가 힘든 환경적 여건과,저는 카이스트의 자유로운 문화를 좋아하기때문에 카이스트로 돌아왔고,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선배들의 메일을 받고 한편으로는 더 TEMEP에 끌리면서도(결국 일자리를 잡기는 TEMEP이 좋을 것 같다는게 결정적인 이유였다.), 한편으로는 KAIST STP의 분위기를 알기에 조금 꺼려지기도 했다. 여전히 KAIST STP를 떨어지면 TEMEP이 좋은 차선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글쎄. 가더라도 석사만 하고(강의 위주로 많이 듣고 배우고) 다른 곳을 알아보지 않을까 싶다.


글이 너무 길어져서 한 타임 쉬고, 다음 편에는 KAIST STP와 행정대학원, 여러 대학의 과학기술정책학과(UST, 한양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다들 건승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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