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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강릉 가을방학 4일차 (10월 7일)

강릉에 온 지 나흘만에 일출을 보면서 느낀 점.

  1. 일찍 자야 일찍 일어날 수 있다. 10시쯤 자니 겨우 6시에 일어났다. 중간에 잠깐 깼다 잠든 탓도 있겠지만, 내 몸이 7~8시간은 자야 하나보다.

  2. 내가 일출을 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동쪽 바닷가에 와서 일출 시간에 맞추어 일어난다고 해도, 내가 바라던 일출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애국가 영상에나 나올법한 멋드러진 일출을 상상하며 바닷가로 달려나갔는데, 지평선 부근에 짙게 깔린 구름 때문에 해는 전혀 보이지 않고 부분부분 얕은 구름 사이로 빛만 내비칠 뿐이었다.

  3. 구름 뒤에 가려졌지만, 그래도 구름과 함께 있으니 또 새롭고, 어쩌면 오늘만 볼 수 있는 유일한 일출이었다. 구름 한 점 없었다면 오히려 다른 날의 구름 한 점 없는 일출과 비슷한 일출이지 않았을까. 최우식이 말한대로, "같은 하늘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

  4. 해변을 서성이다보니 지평선 위로 자리잡은 구름층을 뚫고 해가 나왔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를 외치려 했지만, 해가 너무 밝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겠더라. 겨우 카메라 밝기를 조정해서 사진을 찍긴 했지만 눈부시기만 할 뿐 처음에 봤던 구름 뒤 가려진 광경보다 감흥이 없었다.

  5. 어쨌든 바다는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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