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 온 지 나흘만에 일출을 보면서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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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자야 일찍 일어날 수 있다. 10시쯤 자니 겨우 6시에 일어났다. 중간에 잠깐 깼다 잠든 탓도 있겠지만, 내 몸이 7~8시간은 자야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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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출을 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동쪽 바닷가에 와서 일출 시간에 맞추어 일어난다고 해도, 내가 바라던 일출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애국가 영상에나 나올법한 멋드러진 일출을 상상하며 바닷가로 달려나갔는데, 지평선 부근에 짙게 깔린 구름 때문에 해는 전혀 보이지 않고 부분부분 얕은 구름 사이로 빛만 내비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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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뒤에 가려졌지만, 그래도 구름과 함께 있으니 또 새롭고, 어쩌면 오늘만 볼 수 있는 유일한 일출이었다. 구름 한 점 없었다면 오히려 다른 날의 구름 한 점 없는 일출과 비슷한 일출이지 않았을까. 최우식이 말한대로, "같은 하늘은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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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서성이다보니 지평선 위로 자리잡은 구름층을 뚫고 해가 나왔다.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를 외치려 했지만, 해가 너무 밝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겠더라. 겨우 카메라 밝기를 조정해서 사진을 찍긴 했지만 눈부시기만 할 뿐 처음에 봤던 구름 뒤 가려진 광경보다 감흥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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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바다는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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