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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인턴(워싱턴 DC AAAS)

아산서원 워싱턴 인턴십 한 달 째를 맞이하여(3)

어제 2월 16일은 President's day(Washington's Birthday)로 휴일이었고, 어제 워싱턴에 눈이 하도 많이 내려와서 대부분의 기관들이 오늘 쉬었다.(나는 유엔 COI 북한 인권 보고서 1년 기념 컨퍼런스에 갔다왔지만....) 

인턴십 기간 중 단 두 번 밖에 없는 연휴기 때문에(한국은 설 연휴가 5일이나 되는데 여기는 설에 안 쉰다...흑흑) 2주 전부터 대부분 서원 사람들은 여행을 계획했다. 나도 덩달아 다른 4명의 원생들과 마이애미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매우 스펙타클했던 여행이었지 싶다. 볼티모어는 노모어...마이애미는 so good...perfect!!! 정말 우리들의 운이 오르락내리락했던 여행이었다. 여행 이야기는 나중에 또 시간이 되면 하도록 하겠다.(대부분 블로그는 사진과 글을 잘 조합해서 정말 여행을 가고 싶게끔 만드는데, 나는 사진을 올릴 생각이 없어서 별로 글도 재미없을 것 같다.)


이번에 쓸 글은 내가 인턴을 하게 된 기관, 바로 AAAS(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미국과학진흥협회)에 대한 소개가 되겠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산서원에서 인턴십을 통해 갈 수 있는 기관은 20~30개 정도이다. 저번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기관들의 성격이나 관심사 등이 매우 다양해 스펙트럼처럼 나뉘어 있기 때문에 선택하기가, 또한 원하는 곳에 가기가 무척 힘들다. 내 기억으로는 인문교육기간 초반에 CV를 쓰기 시작해서 운영실에 제휴 기관들 중 가고 싶은 기관을 5지망까지 골라서 그 이유와 함께 제출했던 것 같다. 1지망으로 썼던 기관에 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대부분 5지망 내로 기관에 배정되는 것 같다.


내 경우에는 서원에 처음 들어가면서부터 앞으로 계속 과학기술정책을 공부할 예정이기 때문에 AAAS에서 미리 관련한 일들을 경험하고 싶어 AAAS를 1지망으로 선택했고, 최종 결과도 그대로 되었다. 나는 내가 AAAS에 가게 될 걸 알고 있었는데, 사실 애초에 인턴십을 위한 J1 비자가 인턴 기관과 인턴의 전공 등이 맞아야 발급받기 쉽고, 원생 30명 중 공과대학이나 자연대, 의대 등을 다니는 사람이 3명밖에 안 되었는데, 그 중 한 명은 또 경영인가 경제를 복수전공해서 그 쪽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AAAS는 유일한 과학 분야 제휴 기관이다.) 6기까지 계산하면 모르겠지만 5기까지는 카이스트가 아산서원 입학생 최다 배출 대학인데, 대부분 AAAS로 기관을 배정받는다고 들었다. 


AAAS는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 않게 그 이름을 들을 수 있는데, 한가지는 AAAS가 과학분야 탑 저널 중 하나인 Science 지의 publisher이기 때문이고, 다른 한가지는 과학대중화 및 과학문화 활동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앞의 특징은 말할 것도 없고, 뒤의 특징은 우리나라에서도 "Project 2061"(미국인들의 기초 과학지식 증진을 위한 과학교육 전반에 대한 개혁 프로젝트-헬리 혜성이 2061년에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그 해를 듀로 잡았다고 한다) 등이 소개된 바 있다. 하지만 두 가지 말고도 AAAS는 NSF(국립과학재단-우리나라로 치면 창의재단이나 연구재단쯤?), NSA(국립과학아카데미-우리나라로 치면......잘 모르겠다.)등과 함께 미국 과학기술전반을 대표하는 기관 중 하나이다. 괜히 The world's largest general scientific society라는 소개가 붙는 게 아니다.... AAAS는 우리나라로 치면 과총쯤 되지 않나 싶다.


AAAS라서 거꾸로 ASSS를 슬로건으로 정했나 싶은데, 슬로건이 "Advancing Science, Serving Society"다. 어쩜 슬로건부터 내 취향을 저격했다. 내가 서원에서부터 항상 말했던 그 주제를 슬로건으로 삼다니... 어쨌든 앞에서 언급한 두가지 일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정책 관련 씽크탱크 역할도 도맡아서 하는 곳이 AAAS이다. 애초에 Science 지 publisher라는 것만 감안해도 기관이 정말 클 것 같은데, 매우 다양한 주제와 분야를 다루고 있다보니 건물의 한 층을 차지한다거나하는 다른 기관들과 달리 아예 11층이 넘는 큰 건물 하나를 다 쓰고 있다. 아마 아산서원과 제휴를 맺은 기관 중 규모로 3위 안에 들지 않을까...(가장이라고 하려다가 급 소심...)


기관에 많은 center와 office들이 있지만, 대충 설명하면서 내가 있는 부서에 대한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내가 있는 부서는 원래 CSTSP(Center for Science, Technology and Security Policy)였는데, 이게 International Office랑 합쳐지면서 OISA(Office of International and Security Affairs)가 되었다. 사실 처음 들어올때는 Security라는 부분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직역하면 안보가 되는데, 나는 안보에 큰 관심은 없어서....) 미국은 security라는 개념을 매우 넓게 바라보는 나라였다. 즉, 주로 생물학적, 화학적 무기나 핵 등 안보 문제를 다루기는 하지만 보다 넓은 개념의 security와 관련한 리서치를 해도 되었다. 무엇보다 OISA가 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꼭 security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물론 supervisor가 CSTSP head였기 때문에 아예 버리진 못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