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씽크탱크(AAAS는 공식적으로 씽크탱크가 아니긴 하다만)는 신의 직장이다.

수퍼바이저 중 한명은 자기랑 자기 첫째 아들, 둘째 아들이 차례대로 아프다고 2주동안 출근을 안했다.
내 실질적인 수퍼바이저는 내게 말 한마디 없이 월화 휴가를 갔다.
나는 사실 출근을 안해도 된다. 아무도 신경 안 씀.
한국에서도 인턴 한번도 안해봤고 군대도 안갔다 왔는데
출근 안하는 게 뭐이리 찔리는지 모르겠다. 허허

여기는 눈 와도 출근을 안한다.
그나마 덜 찔리려고 눈오라고 마음속으로 빌긴 했는데,
사실 눈 안 와도 안가도 되는게 함정!!!!!
AAAS에 취직하고 싶다.
제발요. 제발. 저좀 데려가주세요.

2. 저번주 토요일은 100년에 한번 오는 파이데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어찌 기념했는지 모르겠다만,
여기는 많은 피자집과 파이집이 대폭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마이애미에서 줄서기 귀찮아 못간 Joe's Seafood ~~~인가 에서
키라임 파이와 보스턴 크림 파이(원래 각각 7불씩)를 각각 3.14불에 득템!
황민진누나랑 배터지게 파이만 먹고옴....
심지어 디저트만 먹는데도 식전빵을 다양하게 줘서 더 배불렀다
아 파이 또먹고싶다

3. Washington Wizard vs Portland Trail Blazers NBA 경기 관람!

미국에 왔으니 NBA 경기는 보고 가야지하고 보러 갔는데
생각보다 응원문화가 덜해서 아쉬웠다.
포틀랜드가 잘한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워싱턴 한번도 역전 못하고 짐;;
농구 경기장이 뭐그리 큰지....

NBA의 치어리더들은.....
소녀시대의 The boys?에 맞춰서 춤을 추더라ㅋㅋㅋ 오오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한류를!!!!

농구 안한지도 꽤 됬는데 다시 하고 싶어졌다...고딩때가 생각나네ㅇㅇ...

Joonha Jeon님의 사진.


1. 저번주 토요일에는 랑랑 리사이틀을 다녀왔다.

다뤄봤던 악기가 피아노밖에 없었어서 그런지
연주회 같은 거를 가면 피아노가 가장 들을 만해서
랑랑이 유명하다는 음악에 조예가 깊은 형누나들의 말을 믿고 맨꼭대기층으로 예매!

노다메 칸타빌레 말고는 몰랐는데 랑랑은 대단한 사람이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퍼포먼스와 쇼맨십이 ㅎㄷㄷ
나중에서야 이력을 보게 됬는데 그럴 만한것 같더라....
각국 대통령에 월드컵 때도 쳐봤는데 이까짓 케네디 센터 쯤이야 하고 치는 것 같았어.....
그 넓은 무대에 랑랑 한 명과 그랜드 피아노 하나밖에 없었는데도 꽉 찬 느낌이었다.

2. 박정준 형님의 무료 헤어컷은 여느 미용실과 다를게 없었다!!
처음엔 우산 모양의 머리가 나와서 걱정했는데
왁스 좀 바르니깐 내가 원했던 투블럭이 된다!! 신기해라...
정준이형 고마워요 ㅎㅎ

3. 날씨가 풀려서 다녀온 스미소니언 동물원은
끝내 얼굴을 안보여주고 점심만 우적우적 먹던 팬더 (아무래도 동물원 직원이 팬더 탈을 쓴 듯)와
말 수컷이 암컷에게 매달리다시피 따라다니면서 시도하던 짝짓기("부러워라!")...
그 정도...?

4. 공식적으로 AAAS에서 하는 일이 생겼다.
AAAS member들에게 과학기술, 보건의료, 환경 등 정책이슈를 분석해서 메일을 쏴주는 Policy Alert!에 참여하게 되었다!

매주 월욜에 만나서 기삿거리들을 돌아가면서 내놓는게
뉴스룸에서 보던 그런 기자들의 모습과 비슷해서 신선한 경험이 될 것 같다!

5. 오늘 다녀온 "How new technology reshaping the world economy"라는 컨퍼런스는 Standard Chartered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대한 discussion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sc제일은행인데...이런 보고서를 낸다는게 신기했다.

물론 뭐 내용이야 뻔한 내용이었지만
굳이 포인트 하나를 뽑는다면
3D printer, IoT 등의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시대에는
""invention"보다 "adoption"이 훨씬 중요하다"라는 결론이었다.
"원천 기술 확보"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접근이다.
물론 내가 해석하기론 말그대로 adoption이 아니라 "creative adoption"이지만.....
하도 이런 미래 기술 이야기를 많이 듣다보니 미래를 사는 느낌이다.
아님 쓸데없이 미래 걱정만 미리 하고 있는걸까?

너와 나의 세대가 마지막이면 어떡해~
또다른 빙하기가 찾아오면 어떡해~

어떡하긴, 즐겨야지.

6. 어렸을 적부터 내가 다른 건 안 무서워해도 
죽음만큼은 무서워한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죽는 것보다 그냥 시간이 가는게 무서운 것 같다.

사무실에서 졸아도
버스에서 책을 읽어도
방에서 미드를 봐도
부엌에서 밥을 먹어도
시간은 간다
나도야 간다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Joonha Jeon님의 사진.


1. 직장생활...이라기엔 너무나도 불규칙적인 출퇴근을 하고 있지만

나름 금요일만큼은 불태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매주 술을 마시는 듯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중에 보면 이불킥할만한
음주 인턴블로그가 될듯??????????????ㅋㅋㅋㅋㅋ

2. 최근에 참석한 컨퍼런스로는 "The End of College"라는 책의 저자가 메인 토커였던 행사라 할 수 있겠다.
오늘 아닌 어제 American Jewish Committee 행사도 있었지만 별로 감흥이 없었으니 건너뛰도록하고...

사실 오픈코스웨어가 대학 구조를 바꿀거라고 예상한건 한참 전부터 있던 이야긴데, 뭐 항상 사람들은 비슷한 유행을 몇 번이고 우려먹는단 말이지.

어떻게 보면 이 책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애초에 "요렇게 써야지!"하고 출판 계약을 하고 오픈코스웨어를 경험한 저자가 썼으니 말이다.

흠.

그렇다고 그 트렌드 자체를 부정하는건 아니다.
분명 대학 구조를 송두리째 흔들 무언가가 있는 건 분명한데,
그 구조라는건 강의실 구조 뿐만 아니라 교수 임용 방식이라거나 연구, 대학의 유형 구조(건물 등)를 포함하는 거다.
그래 모든 걸 바꾸겠지. 그런데 정말 그게 긍정적인 방향일까?
이게 좋은 습관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혁신(innovation)에 대해서 회의적인 접근을 나도 모르게 해보게 된다.
온라인으로만 사람을 평가하고 그에 따라 학위를 주는 등 대학의 모든 구조가 온라인에서 뻗어나가게 된다면..?
...
펑!
...
교육은 너무 어렵다.
학문도 너무 어렵다.

3. 서원의 좋은 점이기도 나쁜 점이기도 한 건 27명이 모두 워싱턴 생활을 같이 한다는 점이다.
정말 진심으로 literally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열등감이 삶의 원동력이었던 나로서는 
굉장히 괴로우면서도 굉장히 힘이 나는 삶을 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롤모델의 모습과 반면교사의 모습들.
그래 내가 여태 그렇게 잘 살아온건 아니야.
내가 만든 내 모습들이 이상적인 형태일 순 없겠지.
근데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적지도 않고 많지도 않은 사람들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되묻게 만든다.
난 참 못났어.
근데 그럼 어떻게 살아야 하는건데?
이런 질문들을 공개적인 곳에 올리는 건 허세 아냐?

한 친구가 내게 말하기를,
"너가 솔직할수록 너가 잃는거야."

그래도 나는 이 곳이 정글이라면 난 이 곳의 식물이 될테다.


1. 점점 게을러지고 있는 건지, 벌써 지치고 있는건지....

일곱시에는 일어나야 점심도 싸고 늦지 않게 출근하는데
요즘은 항상 늦잠을 잔다....제발 내일만큼은 제 시간에 일어나길 ㅠㅠ

2. 저번 주말에는 DC 인디영화제를 다녀왔다. 
내가 본건 애니메이션 경쟁 섹션이었는데, 사실 정말 볼만했던건 2~3개 정도?
난해하거나 유치하거나...
일반 영화와 다르게 애니메이션은 동물을 의인화해서 그린 경우가 많고(애니메이션이 아니면 표현을 못하니깐...) 또 그러다보니 동물보호나 동물 입장에서 바라본 시선 등을 나타낸 영화가 많았다. 내 딴엔 그게 유치하게 보인거지 뭐....(오해 ㄴㄴ 동물 보호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그래도 돼지든 소든 닭이든 개든 터키든 고기 좋아해요)
원래 영화 대사 하나라도 놓치면 짜증나는 성격이라
일부러 대사 별로 없을 것 같은 애니메이션을 선택한건 좋지 못한 선택이었다.
우리나라 사람이 감독한 심경(Mirror in Mind)이라는 영화도 있었는데 유쾌한 비트에 맞는 뮤비 같은 영화였다.

3. 월욜에는 Driving the IoT(사물인터넷)라는 주제의 CSIS 컨퍼런스를 다녀왔다.
"Driving"이 그런 뜻인지 몰랐는데 자동차 산업에 한한 IoT가 주제였다. 
허허 얘네들 은근히 이런 표현들을 좋아하더라고....
예전에 Senator들이 IoT 관련 기업인들 데려다가 committee hearing을 했을 때는 기업인들이 약간 information/data security, safety, privacy 등의 문제들 때문에 털리는 분위기였는데,
이번에는 패널 3명 모두 기술 찬양자들이라서 그랬는지 문제점들이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확실히 IoT가 자동차에 이식되면 사실상 운전을 사람이 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근데 당장 운전 면허 방식도 바뀌어야 할 것이고, 위치정보 수집이 싫으면 자동운전도 포기해야 할 것이고, 사고가 났을 때 어디에 어떻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도 문제다.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는 언제나 신나지만 영화에는 그 문제점들이 자세히 다뤄지지 않는다고......우리 한번 그런 것들도 생각해보면 어떨까?

4. 사실 이게 오늘의 하이라이트다.
미치오 카쿠 강연을 보러갔다!! ㅎㅎㅎ
페이스북 영상으로만 몇번 봤었는데 linktank에 올라온 거 보자마자 표 구입!
표와 책을 묶어서 팔아서 책을 강매하는 방식(아니 왜 베스트셀러라면서;;;)...은 맘에 안 들었지만ㅋㅋㅋ

끈 이론이나 평행우주가 아닌 최근에 쓴 책 "The Future of the Mind"와 관련해서 뇌과학에 대한 강연이었다.
이분도 매우매우 기술찬양자이신듯....ㅋㅋㅋㅋ
모든 내용이
"뇌과학은 위대하다~ 신기하지? 요것도 가능하고 저것도 가능해!
이것들을 다 과학자들이 했다니깐?ㅋㅋㅋㅋㅋㅋ
좀만 기다려봐 영화에서만 보던 것들을 보게 될거야!!! 신난다 신나!"....

뇌과학에 대해서 무지하던 내겐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였지만
나와 함께 들었던 김인화나 김진실 형은 soso 였던 것 같다ㅋㅋ
미치오 카쿠...말도 참 잘하고 유머도 있고 박학다식한 학자인 것 같다.
뭐 나야 잘 모르지만 이론물리학하는 사람이라면 다 알겠지.
긍정적으로 보자면 학계에서도 인정받으면서 대중들로부터도 사랑받는 스타 과학자겠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아인슈타인 워너비 말그대로 "스타" 과학자랄까...??
쨌든 뇌과학은 정말 흥미롭다....ㄷㄷ해
ㅋㅋㅋ근데 내 요즘 AAAS 일이 기술영향평가 관련한거라서 그런걸까
새로운 과학이론이나 기술을 들으면 걱정부터 앞선다ㅋㅋㅋㅋ
이러다가 뭐든 회의적으로 생각하게 되는거 아닌가 몰라.....

Joonha Jeon님의 사진.


1. 이번주 화요일에 내 supervisor인 Kavita가 다음주 금요일 부로 AAAS에서 다른 기관으로 이직한다고 말했다. 

다음주 금요일이 지나야 정확히 그 파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참 모순되는 두 감정이 교차된다.

하나는 당연히 드는 굉장한 아쉬움이다.
딱히 내게 일을 주지 않고 아이디어만 던져주고 내가 알아서 하도록 했던 분인데,
내가 이것저것 컨퍼런스를 다녀와서 쓰는 요약 및 감상문을 보내면 항상 코멘트와 함께 영어 문법 editing!!을 해줬다....ㅠㅠ감동...
사실 읽을거라고 생각도 안했는데 한번도 안빠지고 그래주니깐 정말 고마웠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겠지....
어쨌든 그 정도로 좋은 사람이라서 떠나보내는 게 참 아쉽다.

다른 하나는 표현하기 어려운 "흥미로움"?
흠 여기 오자마자 원래 있던 두 부서들이 통폐합이 되면서 조금 어수선한 면이 있었는데, 그게 또 Kavita의 이직으로 이어지고, 그게 또 내 수퍼바이저 역할이 아마도 진짜진짜 안보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제니퍼에게로 옮겨지는 것 같다. 
이 일련의 과정이 뭔가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사회 경험을 겪는 기분이기도 하고, 살짝 지루해질만한 타이밍에 새로운 일이 생겨서 흥분되기도 한다.

흠..두 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경험도 나름 새로운 경험이구만.

2. Max Americana 3.0 관련 원장님의 stimson center에서의 closed discussion을 갔었다. 흠....그 discussion보다 쓰촨 파빌리온?이라는 중국음식점에서 먹은 중국음식들과 거기서 원장님이 자유민주주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말씀하신게 더 인상이 깊다.

합의를 절대 볼 수 없는 개인과 집단들이 함께 살아보겠다고 부대끼는 것.

최근에 민경이 누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수와 진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던 것들이 떠올랐다. 
음식은 생각보다 별로긴 했는데, 사주시니깐 감사히 먹겠습니다....몇 번 더 오셔서 더 많이 사주셨으면...ㅋㅋㅋ

3. 오늘은 ICAS winter symposium에 참여했다. 스피커가 세명이었는데 두 명은 매우 흥미로운(interesting과 부부 제닝스 말투로 in----terestingㅋㅋㅋ) 주제로 발표했고, 한명은 뭐...고냥저냥.

- Big data의 biosecurity implication. 사실 FBI에서 나오신 그 분은 아까 말한 내 수퍼바이저 Kavita와 아산서원 5기 AAAS 인턴들과 같은 주제로 보고서를 publish했다. 그 보고서를 읽었을 땐 크게 흥미롭진 않았는데, 발표도 재밌었고, 주제도 재밌었다. (사실 북한과 cybersecurity가 심포지엄 주제였는데 무슨 관련이 있어서 오신지는 모르겠다..ㅋㅋ)

뭐 요약하자면, DNA sequencing과 synthesizing이 매우 쉬워지고 싸지고 있는데 단순히 생물학적 무기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cybersecurity가 중요하듯 bio-information, bio-data들에 대한 security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intereting.

- 두번째는 요약하자면 cybersecurity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인명 피해나 심각한 security implication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는 것이었다. 원전 정보 유출 기사를 봤던 나로써는 크게 이해를 못했지만, 그리고 거기서도 많은 사람들이 별로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았지만, in-----teresting~

-세번째는 북한과 협상이나 대화할 때 항상 denuclearization을 테이블에 올려 해결해야한다는 거였다. 글쎄, 북한이 그걸 협상 카드로 들고 있을지, 아니면 애초에 그 국가를 돌아가게 하는 key factor인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 아닐까.

뭐 세가지를 종합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객관적이라고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관점으로, 그런데 더 깊고 넓게(가 꼭 좋은 의미는 아니다) 그리고 더 많이(뭐 그런 사람들이 모인 자리니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하하. 근데 너무 좁고 너무 길었어. 자지 않은게 신기하다.

4. STP대학원에서 나름 내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생각한 교수님 두분께 이것저것 조언을 구하는 메일을 각각 두번씩이나 보냈는데 두 분 모두 답장이 없다. 흠...바쁘신건 알겠는데 조금 실망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흑흑. 교수님 답장좀....


‪#‎전인턴_블로그‬

사실 얼마 전부터 워싱턴 생활에 관한 글을 네이버 블로그에 올리고 있었다.
근데 일단 이상하게도 내 컴터가 네이버 로그인이 잘 안되고
뭔가 블로그는 굉장히 제대로 된 글을 써야 할 것만 같아서....부담...
보다 간단한 근황이나 지나가는 생각들을 적기에는 이승은 누나처럼 페이스북에 올리는게 좋겠다 싶었다. 
물론 승은이 누나의 글 실력은 못 따라가겠지만....
내 생각도 정리할 겸, 근황도 알리고 소통도 하고... 딱히 나쁜 점을 못 찾아서 요로코롬 글을 쓰기 시작하도록 한다! 
아이디어를 준(아니 뺏도록 놔둔) 승은이 누나 고마워 ㅋㅋㅋ

150223

1. 워싱턴에 온지도 6주가 다 되어간다. 생활방식 등은 적응한 지 꽤 되었고,
내가 게으른 덕분에 이제서야 무언가를 시작하는 느낌이다.
워싱턴에서 무엇을 할지 떠오르는 생각들이 굉장히 많았고, 
모든 게 의미있는 활동들이라서 이것저것 해보긴 했지만 결국 꾸준히 했던건 컨퍼런스 요약 및 감상 영어로 적기, 그리고 운동밖에 없는 것 같다.

도착하기 전만 해도 5시 퇴근이니 12시에 잔다고 생각하면
7시간이나 개인 시간이 있구나 하면서 이것저것 할 생각들을 많이 했지만
퇴근해서 집에 도착하면 6시 반, 밥먹고 나면 7시 반, 페북 등 딴 짓하면 아홉시....그러고 나면 피곤해서 하고 싶은게 없다.

진심으로, 정말로 아버지가 이해되는 나날들을 살고 있다....ㅠㅠ
퇴근하고 어머니가 내놓는 과일을 드시고선 
티비 켜놓고 쇼파에서 주무시던 아버지가 그렇게 한심할 수가 없었는데....
아부지.............흑흑
지금의 나와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2. 오늘은 10시반 컨퍼런스를 핑계로 아홉시 출근을 안했다.
10시반 컨퍼런스는 브루킹스에서 열린 CBO 40주년 관련 컨퍼런스였다.
컨퍼런스에 참여한다, 컨퍼런스를 듣는다 등등의 표현이 나완 맞지 않는다.
영어를 못해서 거의 못 알아 듣기 때문이지...ㅎ하ㅏ

그래도 컨퍼런스가 좋은 점은 그 시간 만큼은 그 이슈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름 R&D Budgeting 과정을 이해하고 가려 하는데(한국과의 비교!)
그러기 위해서는 전체 예산 책정 과정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참석한 컨퍼런스였다.
역시나 영어가 딸리고 배경지식도 부족하여 무슨 말인지는 잘 못 알아들었지만 나름 forecasting 전문 office의 정치적 중립성은 고민해 볼만한 주제였다.

와....아무리 생각해봐도 승은이 누나보다 글을 못 쓴다 확실히. 나 같아도 안 읽을듯.

3.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출근을 해서 저번주에 있었던 PSW 렉쳐 요약 및 감상을 쓰고 또다시 다른 컨퍼런스를 갔다.

Common Core 정책 하에서 영재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주제였는데,
나는 애초에 common core도 몰랐고, 미국의 영재교육이라 해봤자 명문사립고 정도 밖에 몰랐었다. 
처음엔 그냥 영재교육의 일반적 핵심에 관한 컨퍼런스인줄 ㅋㅋㅋ

쨌든, 요약하자면 수준별 수업이 필요하냐 안하냐 식의 문제라고 보면 되겠다. 물론 토론은 어느 정도 영재교육은 필요하다는 가정 속에서 이뤄졌지만....
뭐 토론 내용을 막 잘 따라가면서 들은건 아니고,
머릿속으로 영재교육, 교육의 평등 등 교육에 대해서 고민을 해봤지만
교육정책은 너무 어려운 것 같다.......ㅠㅠㅠ
영재교육을 생각하다보니 우리나라의 사교육 현실이 생각났고, 입시정책 등등 꼬리를 물고 이어지더니 펑하고 머릿속에 "노답" 두 글자만 남음...

4. No more cookies, cakes, muffins, snacks, etc.
무슨 컨퍼런스 갈때마다 집어먹는데 이대로 가다간 돼지될 듯.
고만 먹어야지.......


‘러닝머신 달리는 새우’ ‘오리의 성기’ 연구는 왜 필요한가?

사이언스온 2015. 0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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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한 비판에 맞서 과학연구비 지키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과학기술정책 포럼을 보며



00AAASForum.jpg» '러닝머신 장치 위에서 달리는 새우'의 실험 동영상이 널리 퍼지면서 연구비 낭비 논란에 휩싸여 비판의 대상이 됐던 과학자 데이비드 숄닉이 AAAS 정책포럼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하고 있다. 그는 '바다 환경 변화가 해양 생물의 감염 저항 능력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하면서 왜 새우의 활동량을 측정하는 게 중요한지, 왜 러닝머신 장치가 필요했는지를 적극 설명하면서 정치인과 미디어의 부당한 연구예산 낭비 비판에 맞섰다. 출처/ AAAS
 


난 4월 30일과 5월 1일, 나는 미국 워싱턴 디시(DC)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주최하는 제40회 과학기술정책 연례포럼에 참석했다.  AAAS 회원이 아니면 나와 같은 대학생에게도 참가비를 325달러나 받는, 규모가 매우 큰 행사였는데 운좋게도 나는 AAAS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던 터라 무료로 이 포럼에 참석할 수 있었다.


포럼은 이틀에 걸쳐 과학기술정책에 관한 큰 담론을 거의 모두 다뤘고, 존 홀드렌(John Holdren)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처럼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과학기술정책 전문가들도 많이 참가했다. 하지만 포럼의 백미는 바로 두 명의 생물학자가 발표자로 나섰던 “부당한 공격에 맞서 과학연구비 지키기”라는 흥미로운 제목이 붙은 둘쨋날의 마지막 세션이었다.[1] 이날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많은 갈채를 받았다. 어찌된 영문일까.


사실 앞서 언급한 두 명의 생물학자는 미국 보수 언론들한테서 많은 ‘공격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경험을 지닌 분들이다. 그들이 진행한 연구 주제와 연구비의 출처가 문제가 되었다. 데이비드 숄닉(David Scholnick) 교수와  패트리셔 브레넌(Patricia Brennan) 교수는 미국립과학재단(NSF)에서 각각 300만 달러, 40만 달러의 연구비를 받아 각각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새우” 연구와 “오리의 성기 모양” 연구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새우 실험 https://youtu.be/cMO8Pyi3UpY ]


 

 

 

 

 

[ 오리 성기 연구 https://youtu.be/qwjEeI2SmiU ]


 

이에 대해 한 주지사는 텔레비전 뉴스 프로그램에 나와 “나는 내 새우가 체육관이 아니라 그릴이나 오븐으로 가길 바란다”고 비판하기까지 했고, 한 동안 두 연구는 과학재단의 세금 낭비 사례로 회자되었다. 정치인들은 러닝머신을 뛰는 새우 영상과 오리 수컷 성기가 발기하는 영상을 보고 화난 납세자들을 등에 업은 채 퇴직자 의료보험 예산, 국방비 예산 등이 이런 “쓸데없는 연구”에 투자되는 비용 때문에 부족해졌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연구 의미와 맥락은 빼버린, 정치인과 미디어의 부당한 공격

00dot.jpg 

이런 거센 비난 속에서 두 생물학자는 자신들의 연구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또 연구비가 어떻게 쓰였는지 직접 설명함으로써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실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새우”는 바다 환경 변화가 해양 생물의 감염 저항 능력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새우의 면역 능력을 그 활동량을 통해 측정하기 위한 실험 설계였다. 실제 해당 실험에 미국과학재단이 지급한 연구비는 300만 달러가 아니라 약 43만 달러였고, 심지어 새우가 달리는 ‘미니 러닝머신’에는 50 달러밖에 들지 않았으며, 이마저도 숄닉 교수가 자비로 지출한 것이었다.[2]


“오리의 성기 모양” 연구도 조류마다 다른 성기 모양이 어떤 원인에서 기인하는 것인지에 대한 진화생물학 연구의 연장선에 있던 것이었다. 조류의 97%를 차지하는 약 1만 종의 수컷이 사실상 돌출된 성기를 지니지 않은데, 오리나 타조는 잘 발달한 성기를 갖고 있다는 점이 진화생물학에서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중 하나인 것을 고려하면 이 연구가 세금 낭비라거나 쓸데없는, 또는 의미없는 연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 두 과학자의 대응은 여러 언론매체의 재조명을 받으면서 나름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3]

00AAASForum2.jpg» 과학기술정책 포럼에서. 왼쪽에서 세번째와 네번째가 데이비드 숄닉 교수, 패트리셔 브레넌 교수. 출처/ AAAS/Carla Schaffer 

두 생물학자는 포럼 연설에서 모든 기초과학 연구가 자신들이 경험했던 것처럼 이런 미디어와 정치인들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서 과학자들이 이런 공격에 대응하지 않기보다는 적극 해명하거나 자신의 연구를 설명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무대응 원칙은 오히려 대중이 기초과학 연구의 의미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잃게 한다는 것이다. 같은 세션에 패널로서 참석한 짐 쿠퍼 하원 의원도 두 과학자의 대응 방식에 동의하면서 과학이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오히려 과학자들이 스스로 좋은 스토리텔러가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감히 이 포럼의 주제를 요약하자면, 그것은 미국 과학기술계가 대부분의 미국인이 지닌 믿음, 즉 과학기술 연구는 “밑 빠진 독”이 아니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믿음을 앞으로 어떻게 지켜나갈지에 관한 것이었다.


는 정치인과 대중이 과학기술계를 얼마나 신뢰하는지와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과학기술계로서는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주제다. 게다가 최근 미국에서는 의회를 주도하는 공화당이 기후변화에 대한 의심(정확히는 인간 활동이 기후 변화에 영향을 끼쳤는지, 또 끼치고 있는지 그 여부에 대한 논란)을 표한 것을 필두로 연구개발(R&D) 예산과 여러 과학기술정책을 두고서 오바마 행정부 및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포럼의 주제는 매우 적절했다.


첫째날 2016년 연구개발 예산 분석으로 시작한 포럼은 미국 과학기술계가 정치권에서 나오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미국의 연구개발 예산은 2010년부터 꾸준히 하향세를 보이며 15%나 감소했고, 특히 바이오 및 환경 분야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지구과학 분야, 재생에너지 분야 연구개발 예산은 의회에 의해 급격히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예산 분석에 이어서 연설을 시작한 존 홀드렌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연구개발(R&D) 예산과 여러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의회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위기의식을 가지고 출발한 포럼은 ‘과학기술정책의 과학화’나 ‘과학과 대중’을 주제로 한 세션들을 통해서 과학기술계가 어떻게 신뢰를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진행했고, 결국 앞에서 소개한 마지막 세션에 이른 것이었다.



‘밑 빠진 독’인가, ‘황금알 낳는 거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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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을 들으면서 나는 우리나라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 과학기술계도 우리나라 과학기술계와 비슷한 걱정과 고민을 하고 있다는 데에 위안을 삼으면서도, 그보다 과학기술 연구에 대한 사람들의 기본 인식이 우리와 너무 다르다는 점에서 부러움과 동시에 아쉬움이 들었다.


난 1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2015년 업무추진계획 중 연구개발(R&D)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바로 “사업화”였다. 과학이라는 단어조차 별로 보이지 않는다. 기술 개발이나 산업화, 실용화 등에 힘이 잔뜩 실려 있다. 그렇다. 우리나라 정부는 과학기술 연구에 대한 투자, 특히 기초과학 연구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인식이 그동안 과학기술계가 연구를 효율적으로 진행하지 못해 신뢰를 잃은 데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인식에 머무른다면 앞에서 소개한 두 생물학자의 훌륭한 연구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수 있을까?


과학자들에게 “그 연구, 돈 되나?”라고 물어볼 때 바로 대답하지 못하는 연구가 ‘묻지마 연구’라면, 그래서 유능한 과학자들의 사업화 가능성이 없는 과학 연구에는 이제 지원하지 않겠다면, 그것이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셈이 아닌가. 과학기술 연구에 대한 기존 인식을 지키려는 미국, 그리고 이제 낡은 인식을 새롭게 바꿔야 하는 우리나라. 지키기와 바꾸기, 둘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운 일일지 너무도 명백하기에 우리나라 이공계 대학생인 내 어깨는 무거워져만 간다.


[주]


[1] http://www.aaas.org/topics/st-policy-forum 포럼 세션들에서 진행된 논의들에 대한 기사들이 이곳에 천천히 업로드 됩니다.

[2] 데이비드 숄닉 교수가 직접 쓴 자신의 연구 의미와 연구비 사용과 관련한 해명 기고문

http://chronicle.com/blogs/conversation/2014/11/13/how-a-47-shrimp-treadmill-became-a-3-million-political-plaything/ 

[3] 패트리셔 브레넌 교수가 직접 쓴 자신의 연구의 의미 설명 기고문

http://www.slate.com/articles/health_and_science/science/2013/04/duck_penis_controversy_nsf_is_right_


어제 2월 16일은 President's day(Washington's Birthday)로 휴일이었고, 어제 워싱턴에 눈이 하도 많이 내려와서 대부분의 기관들이 오늘 쉬었다.(나는 유엔 COI 북한 인권 보고서 1년 기념 컨퍼런스에 갔다왔지만....) 

인턴십 기간 중 단 두 번 밖에 없는 연휴기 때문에(한국은 설 연휴가 5일이나 되는데 여기는 설에 안 쉰다...흑흑) 2주 전부터 대부분 서원 사람들은 여행을 계획했다. 나도 덩달아 다른 4명의 원생들과 마이애미 여행을 가기로 했는데, 매우 스펙타클했던 여행이었지 싶다. 볼티모어는 노모어...마이애미는 so good...perfect!!! 정말 우리들의 운이 오르락내리락했던 여행이었다. 여행 이야기는 나중에 또 시간이 되면 하도록 하겠다.(대부분 블로그는 사진과 글을 잘 조합해서 정말 여행을 가고 싶게끔 만드는데, 나는 사진을 올릴 생각이 없어서 별로 글도 재미없을 것 같다.)


이번에 쓸 글은 내가 인턴을 하게 된 기관, 바로 AAAS(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미국과학진흥협회)에 대한 소개가 되겠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산서원에서 인턴십을 통해 갈 수 있는 기관은 20~30개 정도이다. 저번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기관들의 성격이나 관심사 등이 매우 다양해 스펙트럼처럼 나뉘어 있기 때문에 선택하기가, 또한 원하는 곳에 가기가 무척 힘들다. 내 기억으로는 인문교육기간 초반에 CV를 쓰기 시작해서 운영실에 제휴 기관들 중 가고 싶은 기관을 5지망까지 골라서 그 이유와 함께 제출했던 것 같다. 1지망으로 썼던 기관에 가는 경우는 드물지만, 대부분 5지망 내로 기관에 배정되는 것 같다.


내 경우에는 서원에 처음 들어가면서부터 앞으로 계속 과학기술정책을 공부할 예정이기 때문에 AAAS에서 미리 관련한 일들을 경험하고 싶어 AAAS를 1지망으로 선택했고, 최종 결과도 그대로 되었다. 나는 내가 AAAS에 가게 될 걸 알고 있었는데, 사실 애초에 인턴십을 위한 J1 비자가 인턴 기관과 인턴의 전공 등이 맞아야 발급받기 쉽고, 원생 30명 중 공과대학이나 자연대, 의대 등을 다니는 사람이 3명밖에 안 되었는데, 그 중 한 명은 또 경영인가 경제를 복수전공해서 그 쪽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AAAS는 유일한 과학 분야 제휴 기관이다.) 6기까지 계산하면 모르겠지만 5기까지는 카이스트가 아산서원 입학생 최다 배출 대학인데, 대부분 AAAS로 기관을 배정받는다고 들었다. 


AAAS는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 않게 그 이름을 들을 수 있는데, 한가지는 AAAS가 과학분야 탑 저널 중 하나인 Science 지의 publisher이기 때문이고, 다른 한가지는 과학대중화 및 과학문화 활동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앞의 특징은 말할 것도 없고, 뒤의 특징은 우리나라에서도 "Project 2061"(미국인들의 기초 과학지식 증진을 위한 과학교육 전반에 대한 개혁 프로젝트-헬리 혜성이 2061년에 다시 돌아오기 때문에 그 해를 듀로 잡았다고 한다) 등이 소개된 바 있다. 하지만 두 가지 말고도 AAAS는 NSF(국립과학재단-우리나라로 치면 창의재단이나 연구재단쯤?), NSA(국립과학아카데미-우리나라로 치면......잘 모르겠다.)등과 함께 미국 과학기술전반을 대표하는 기관 중 하나이다. 괜히 The world's largest general scientific society라는 소개가 붙는 게 아니다.... AAAS는 우리나라로 치면 과총쯤 되지 않나 싶다.


AAAS라서 거꾸로 ASSS를 슬로건으로 정했나 싶은데, 슬로건이 "Advancing Science, Serving Society"다. 어쩜 슬로건부터 내 취향을 저격했다. 내가 서원에서부터 항상 말했던 그 주제를 슬로건으로 삼다니... 어쨌든 앞에서 언급한 두가지 일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정책 관련 씽크탱크 역할도 도맡아서 하는 곳이 AAAS이다. 애초에 Science 지 publisher라는 것만 감안해도 기관이 정말 클 것 같은데, 매우 다양한 주제와 분야를 다루고 있다보니 건물의 한 층을 차지한다거나하는 다른 기관들과 달리 아예 11층이 넘는 큰 건물 하나를 다 쓰고 있다. 아마 아산서원과 제휴를 맺은 기관 중 규모로 3위 안에 들지 않을까...(가장이라고 하려다가 급 소심...)


기관에 많은 center와 office들이 있지만, 대충 설명하면서 내가 있는 부서에 대한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내가 있는 부서는 원래 CSTSP(Center for Science, Technology and Security Policy)였는데, 이게 International Office랑 합쳐지면서 OISA(Office of International and Security Affairs)가 되었다. 사실 처음 들어올때는 Security라는 부분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직역하면 안보가 되는데, 나는 안보에 큰 관심은 없어서....) 미국은 security라는 개념을 매우 넓게 바라보는 나라였다. 즉, 주로 생물학적, 화학적 무기나 핵 등 안보 문제를 다루기는 하지만 보다 넓은 개념의 security와 관련한 리서치를 해도 되었다. 무엇보다 OISA가 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꼭 security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물론 supervisor가 CSTSP head였기 때문에 아예 버리진 못하겠지만...)

글을 어찌 써야하나 고민을 많이 해보았는데, 역시 시간 순으로 가는게 쓰기도 쉽고 읽기도 술술 읽힐 것 같다. 앞선 글에서는 주로 내가 한 달동안 워싱턴 DC에서 생활하면서 보았던 워싱턴 DC라는 도시의 외면을 썼다면, 이번에는 좀더 들어가서 그 내면을 살펴볼 차례가 되겠다.


사실 내가 아산정책연구원 및 아산서원 원장으로 계시는 함재봉 원장님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존경할만한 분 중 한 명이신 것만은 틀림없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민간 씽크탱크를 이끌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그렇다. 원장님이 아산서원 6기 원생들을 워싱턴에 보내면서 하신 말씀 중 하나가, '어떤 사람이 글로벌화 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세계 주요 도시를 가서 버스나 지하철을 어디서 어떻게 타는 지 알고, 어디서 뭘 먹을지를 알고, 어디서 묵을 지를 아는 것이다'라는 것이었다.(내가 제대로 옮겼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고, 나 역시 100% 동의하지는 않는다.) 나름 신선한 정의였지만 나는 그저 들리는 대로 듣기보다 그렇다면 왜 굳이 워싱턴인가를 연결지어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내가 해석한 아산서원이 원생들을 워싱턴(+베이징)으로 인턴십을 보내면서 "글로벌 마인드"를 강조하는 이유는 워싱턴이 씽크탱크의 집합지이고, 수많은 씽크탱크가 미국의 정치와 맞물려 돌아가는 그 중심에서 생활방식을 익히라는 것이었다. 단지 워싱턴에 있는 씽크탱크들은 어떤 일을 하는가. 백악관은 어떻게 생겼고, 국회의원들은 어떤 이야기를 하는가를 듣고 오는 게 아니라, "워싱턴의 삶은 어떠한가"를 체험하라는 것이다.


한 달 동안 워싱턴에 살면서 내가 노력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그 "워싱턴의 삶"을 살아보려고 한 것이다. 


사실 거창하게 쌍따옴표까지 달아가며 말했지만 별 거 없다. 요약하자면 씽크탱크에서 자기가 관심있는 주제로 리서치를 하다가, 업무 시간이던 업무 시간이 아니던 관심 있는 주제와 관련한 컨퍼런스나 행사 등이 열리면 가서 참석하고, 질문하고, 참석한 다른 사람들과 네트워킹을 하고, 그 후에도 계속 연락을 주고 받으며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고, 행사를 알아가고, 그렇게 자신이 관심만 있었던 주제에 대해서 점점 전문가가 될 뿐만 아니라 나름 그 분야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는 것이다.(요약이 참 길다...)


아산서원이 제휴(?)를 맺은 기관만 하더라도 2~30개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컨퍼런스 등을 참가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다 새로운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것을 보면 정말 워싱턴은 씽크탱크의 집합소라는 말이 참 어울린다. 다른 원생의 말마따나 그 돈이 어디서 나오고, 투자하는 사람들은 왜 씽크탱크에 돈을 주는가 역시도 생각해 볼 주제지만, 여기서는 잠시 묻어두도록 하자.
 내가 다니는 기관인 AAAS처럼(다만 AAAS는 씽크탱크로 분류되지 않는다....왜 그럴까?) 특정 분야만 다루는 기관이 있다면, 브루킹스나 우드로 윌슨 같이 분야를 막론하고 굉장히 많은 주제를 다루는 기관도 있다. Cato처럼 특정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고, 또 그것을 위해 연구하는 기관이 있는가하면 HRNK나 KEI처럼 특정 나라(각각 북한, 한국(경제))에 대해 연구하는 기관이 있다. 관심사도 정말 다양한데, 그 관심사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도 정말 다양하고, 그에 맞는 씽크탱크들이 있으니 얼마나 발전된 정치를 할 수 있는 풍토인가!(물론 그렇다고 미국 정치가 잘 돌아간다는 말은 아니고...또 잘 안 돌아간다는 말도 아니다...ㅋㅋ)
 게다가 더 안으로 들어가서 살펴보면, 그 씽크탱크들이 정말 앉아서 연구만 하는 것도 아니고 하루에도 수십개의 컨퍼런스 및 행사들이 열린다. 그 컨퍼런스 및 행사들은 주로 "Talk"가 중심이다.(원장님이 왜 그렇게 수사학을 강조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 놀랐던 것은 정부 기관에서 나온 사람이건, 들어본 적도 없는 기관의 인턴이건, 국회의원이건, 교수이건 대학생이건 말을 하나 같이 잘한다는 것이었다. 말을 잘 하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는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대단한 현상(?), 환경(?)인지 알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서 만큼은 전문적으로 말할 수 있는 수준이 되고, 거꾸로 예상치 못한 질문이 들어와도 대답을 할 수 있을만큼 공부를 많이 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오바마나 외국 연사가 우리나라에 와서 질문을 하라고 했는데 기껏해야 한 두명 손 드는 것을 보고 얼마나 신기해할지도 알 것 같다. 당장 아산서원 6기가 워싱턴에 도착한지 얼마 안되어 TV로 본 오바마의 신년 국정 연설과 박근혜 대통령의 그것을 비교해보아도......한숨만 나올 뿐이다.


이것 말고도 워싱턴의 내면에 대해 느낀 점은 각각의 사람들인데, 그 내용은 우리 기관 소개와 내가 했던 일, 하는 일에 대한 글을 쓴 이후에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밤이 늦었다. 이렇게 늦게 자는 것도 오랜만이네....Good night!

 우리가 1월 14일 수요일에 워싱턴 DC에 도착했으니 이제 만 29일째다. 

사실 이건 인문교육기간에도 느꼈던 거지만, 아니 항상 느끼는 거지만 그 때 그 때 느끼는 바로는 시간이 참 느린 것 같으면서도,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면 시간이 참 빠른 것 같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산서원 입학이 엊그제 같다거나 하는 거짓말은 하지 않을테다.


 한 달 동안 참 별 일 없었다.

 뮌헨에서 느꼈던 것과 달리, 아니 뮌헨에서 먼저 우리나라와 매우 다른 해외 생활을 해보고 나서인지, 워싱턴 DC는 서울과 나름 비슷한 구석이 많은 곳이었다. 또 서원에 있을 때랑 크게 다르지 않게 27명이 같은 공간에서 살다보니 딱히 외국이라는 느낌이 크게 들지 않는다. 


 굳이 다른 점을 꼽으라면 당연하게도 인턴십일거다. 대학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휴학을 해보았고, 처음으로 인턴십을 하게 되어서 남모를 걱정과 우려가 많았던 나였지만, 미리 걱정을 많이 해놓아서 그런지 큰 문제 없이, 또 별로 힘들지 않은 인턴십 생활을 하고 있다. 우려했던 부분은 우려한 만큼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학교 영어강의 때도, 뮌헨에서도, 서원 영어 수업 때도 항상 느꼈던 내 영어 회화 능력 부족은 역시나 걸림돌이 되었다. 대충 무슨 말하는지 알아듣겠다가도, 애초에 자신이 없다보니 내가 알아들은 게 맞나 싶기도 하고, 내가 말을 할 때는 더 답답한게, 내가 말을 하면서도 동시에 듣고 있는 내가 말도 안되는 말들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러다보니 원래 많지도 않은 영어로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도 주춤거리기 일쑤다. 천천히 내 말을 다 들어주는 수퍼바이저가 고마울 뿐이다.(수퍼바이저를 볼 일이 많지도 않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


 우선 워싱턴 DC라는 도시에 대한 내 전반적인 느낌은, 

위에서 말했듯이 밖에서 보이는 면들은 정말 서울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버스나 지하철(비싸서 이용하지는 않지만)은 늦게까지 운행하고,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업소도 많다. 건물들도 서울만큼은 높지 않지만 크고 웅장하다. 도로가 넓고 차가 많이 다닌다. 땅덩어리가 넓어서 그런지 심심치 않게 공원을 자주 발견하고 도심 가운데 "square"라고 부르는 공터가 많다. 또 동상 같은 것들도 많이 볼 수 있는데, 그런 점은 뮌헨과 비슷하다.


 서울과 다른 점은 조깅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점과 백인과 흑인 구분이 명확하다는 점이다. 굳이 하나를 더하자면 확실히 계획 도시라는 점이 느껴진다는 정도? 앞의 두 특징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내 딴에는..?)


 우선 인문교육과정 중에도 크리스나 로버트, 서원 선배들로부터 미국 음식이 어떤 지 잘 들었기 때문에(살이 안 찔래야 안 찔 수 없다고...) 걱정이 많았는데, 그 말은 사실이 맞는 것 같다.(매우 달거나 매우 짜거나...그래도 맛은 있지....ㅋㅋ) 거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에서 조깅을 한다는 사실을 붙이면 미국 사람들이 먹을 거를 절대 포기 못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나 싶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다르게 보건, 건강, 의료 관련 정책, 펀딩 등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는 것을 보면 사람들이 확실히 건강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한국에 있었을 때도 들은 말이었지만, 여기와서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다.


 건강 관련한 부분은 조금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지만, 흑인과 백인 구역이 명확히 나뉘어 있다는 점은 놀라우면서도 안타깝고도 큰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생각해보면 1955년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 운동이 일어난 지 겨우 60년 밖에 안 되었으니 아직 그 잔재들이 남아 있을 수도 있지(마치 우리나라에도 아직 일제시대나 한국전쟁의 잔재가 남아있는 것처럼)하면서도, 너무나도 확연히 보이는 문제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버스에 전용 칸이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흑인들이 많은 지역이 따로 있고(주로 우범지대라고 부른다) 단순 노동자(청소부, 가게 캐셔 등)나 거리에 나앉은 사람들은 주로 흑인이다. 뿐만 아니라 흑인들의 옷차림이나 말투, 생활방식이 백인들의 그것과 차이가 크다. 반면 의회의 committee hearing이나 각종 씽크탱크에서 주최하는 행사, 컨퍼런스 등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주로 백인이다. 더해봤자 아시안, 히스패닉 등이지 흑인들은 거의 없다. 심지어 최근에 봤던 한 기사의 제목이 "Black students at Top Colleges: Exceptions, Not the Rule"이었다.(네이버 블로그는 레퍼런스 어떻게 달지..?? http://www.brookings.edu/blogs/social-mobility-memos/posts/2015/02/03-black-students-top-colleges-rothwell#.VNPWu8jxYQI.facebook)


흠....글이 길어지니 다음 주제부터 다음 글로 넘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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